우리는 이걸 '투썸플레이스' 라고 말한다.
날씨는 맑고 알바는 지루하다.
나는 카페아르바이트에 대한 로망이있었다.
향긋한 커피향과 달달하고 상큼한 커플들의 웃음소리 잘생긴 남자들의 스윗한 주문과 단골손님과의 친목질
그래 정말 내 로망이였다.
-카페알바 일주일 차 카페알바생의 로망이 실종됐다.-
아니 어떻게 개미한마리도 안기어다니는 건지 우리 사장님은 도대체 뭘 먹고 살라는 건지 손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면접 볼때만 해도 '손님이 없지만 그래도 혼자하는데 심심하지는 않을 거에요~ 저희 카페는 연예인들도 많이 오구 앞에 기획사도 있어서~'
라고 말했던 사장님은 교대를 할때마다 내 눈을 피했고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만 지어댔다.
사장님 저는 연예인까진 필요없어요 .. 그냥 사람냄새만 맡고싶네요.
'똑똑똑'
아 젠장 깜빡 잠이 들었다.
카페 오픈 청소를 다 마치고 한참을 손님을 기다리며 앉아 있었을까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날 동안 총 4명의 손님들이 왔고 시간이 지날 수록 나는 점점 지루해 지기 시작했다.
내 스타일로 골라놓은 플레이리스트는 이미 3바퀴나 돌았고 내 스타일이였던 노래가 이젠 지겹기만 할 때쯤
점점 졸음이 다가왔다.
아니 다가온줄 만 알았는데 전속력으로 날라와 날 꿈나라로 보내버렸다.
"저기요"
'똑똑똑'
똑똑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상황파악을 한 3초동안 하고 기계처럼 일어나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하곤 주문멘트를 쳤다.
하필 맛있는 거 먹는 꿈을 꾸고있었는데 아쉽게 꿈에서 깬 나는 짜증난다는 듯이 이마를 찡그렸지만 내가 여기 알바생인걸 자각하곤 벌떡 일어나 주문을 받았다.
"죄송합니다 안잤어요 생각한거에요 주문도와...드리겠습니다"
미친.. 이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냐 ..
"생각 되게 깊게 하시던데"
"네???...아 ... "
미친....미및닝ㅊ
나의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에 앞에 웃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 손님을 쳐다보니
세상에.. 나 이렇게 잘생긴 사람 처음봐.
정말 너무나도 잘생긴 빨간머리를 한 남자가 날 웃으며 쳐다봤다.
그러곤 말을 하는데 ... 난 아직도 내가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정말 방금까지 욕했던 사장님에게 절이라도 하고싶었다.
내 얼굴은 보나마나 잘익은 체리처럼 빨개져 있었을 것이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네.. 멤버쉽 있으신가요?"
"얼굴 되게 빨개졌어요"
"......"
"장난이에요ㅋㅋㅋ 멤버쉽 없구 저 지금 좀 바빠서 빨리 부탁드려요!"
"아.. 네!.. 죄송합니다 빨리 해드릴께요"
그 빨간남자는 날 농하며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고
나는 빨개진 얼굴을 식히며 샷을 뽑았다.
바쁜듯 보이는 그는 주문을 마치곤 핸드폰을 하며 테이블로 향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나는 그저 몰래 그 빨간머리의 남자를 훔쳐볼 뿐 이었다.
되게 잘생겼네
목소리도 좋았어.
사투리도 쓰는 것 같던데
부산사람들은 다 잘생겼다던데 뻥이 아닌가 보다.
내 머리속을 꺼내보면 저 빨간남자만 가득차 있을 정도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내내 나는 그의 대한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짧은 시간에 이사람이 서울에 살고있길 바랬다.
"아이스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ㅋㅋㅋ 다음에 또 올께요"
그는 정말 바쁜듯 내가 커피를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아이스를 말하자 마자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커피를 받으러왔다.
그리곤 날 보며 웃으며 다음에 또 오겠다며 인사를 하며 빠르게 나갔다.
그가 나가고 한참동안 나는 멍하니 그가 나간 문을 쳐다봤다.
21세 000 처음으로 첫눈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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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내 말 듣고 있냐? "
"아 미안미안....풉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미쳤지 그래 미친거지
난 그 빨간머리의 남자가 가자마자 박우진한테 연락해 그의 얘기를 해줬는데
이새끼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참는게 보이는데 그래 내가 미쳤지 너같은 걸 친구라고
"야 됐다 가라 친구고 뭐고 다 부질없다"
박우진은 16학번 신문방송학과 동기이다. 처음엔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조용해 보이는 박우진에게 가서 말을 걸었던 걸 계기로 엄청 친해졌다.
알고보니 이새끼도 낯가리는 성격때문에 조용했던 것이였고 우리 둘은 성격이 찰떡같이 잘맞아서 계속 붙어다니고 있다.
그런 박우진한테 카페에서 만난 체리(그새 애칭이 생김)에 대해 말을 하며 사랑에 빠졌다고 말을 하는데
내 말에 공감하기는 커녕 웃으며 날 놀리는 박우진이다.
"그 사람 부산사람이라매"
"부산이 뭐"
"나도 부산사람이다 알아봐 주께"
아 그러고 보니 박우진 애도 부산애구나
내가 삐쳐서 입이 대빨 나온 걸 보고 그제서야 날 달래며 말을 꺼낸 박우진이다.
생각해보니 박우진도 부산출신이였다. 하도 사투리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젠 박우진의 사투리가 익숙해져서 인지 박우진이 부산사람인걸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박우진이 부산사람인데 그 사람의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아본다는 건지 .. 그래도 날 달래려 아무말이나 해대는 박우진이 기특해 꽁해있던 입을 집어 넣었다.
"됐네요 .."
"삐쳤나"
"아니"
내가 아직도 기분이 안 풀린것 같아 보였는지 박우진은 내 눈치를 살살 보기 시작했다.
박우진은 항상 그랬다. 싫은건 싫다 좋은건 좋다 하면서 선을 긋지만
뒤에선 항상 챙겨주는 그런 알수 없는 놈
이번에도 놀릴꺼 다 놀려 놓고 뒤에가서 날 달래는데
속은 지지리도 착한놈이라 이미 화는 풀렸는데 괜히 오기가 생겨 화난척을 하였다.
"귀여워서 그랬다 진짜 많이 삐쳤나 "
"...."
안절부절 못하는 박우진이 웃겨서 괜히 더 화난 척 하고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릎을 꿇어 나를 달래며 날 쳐다보는 박우진이다.
갑자기 훅 들어온 박우진에 놀라 뒤로 빠지니깐 박우진은 그런내가 웃겼는지 또 바보같이 웃으며 날 쳐다봤다.
"계속 쪼개라 박우진?"
"ㅋㅋㅋㅋ가자 밥묵자"
똥손 죄송해요
영민이한테 빠진 여주랑 친구 우진이 삼각관계 찌고싶었어욤 ㅠ
아직까지 우진이랑 여주는 친구고 어느 순간 딱 우진이가 여주 좋아하는 기점을 만들어서 삼각관계찔꺼에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