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도 일기를 씁니다
(3)해피 솔로 크리스마스!(by. 정진영)
(부제 2 : Love? 上)
12월 25일. 눈이나 실컷 와서 이 세상 그 어떤 커플도 데이트따위 못하게 되버려라 젠장...☆ 이라고 생각했었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날씨는 매우 맑음. 밖에 나간다면 곧바로 팬들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기분 전환은 커녕 반죽음상태가 되어 돌아올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숙소에만 처박혀서 저 칙칙한 남자 넷과 크리스마스를 skip-☆ 이라니. 거기다 동생 세 명은 죄다 성당과 교회로 텔레포트하신지 오래다. 이런 법사 같은 것들...난 전사 계열이라 숙소에서 텔포를 못쓰니 누가 포탈이라도 열어주고 갈 것이지 시쟐...법사 파티원 구해여...
"진영아."
"왜."
"크리스마스인데 볼 게 없어..."
저 망할 신동우놈은 벌써 30분째 텔레비전 채널만 돌리는 중이다. 정 볼게 없으면 그냥 컴퓨터 앞으로 꺼지라는 말은 들리지 않는지 이젠 드라마 채널에 시선 고정. 내가 지금 동갑내기 친구랑 있는건지 우리 엄마랑 있는건지 모르겠다.
님은 스탯을 잘못 찍으신듯. 말재주에 투자되야될 스탯이 죄다 드라마애정도로 간 듯 싶다. 스탯 초기화 아이템은 없으니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는 병신을 이제 어쩐다.
결국엔 텔레비전 콘센트를 뽑아버렸다. 모 힙합그룹의 리더마냥 어두컴두해진 텔레비전 화면에 그제서야 신동우도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고 날 빤히 쳐다보았다. 근데 쓸데없이 표정이 됸나 진지해...시쟐...☆★ 설마 소중한 오로라공주를 내가 빼앗아서 화가 난 건가. 그래 시발 내가 너와 오로라의 Eye-Contact☆ 시간을 훼방놓은게로구나! 참으로 미안하구나 얘야! 그러니 제발 그 표정 좀 풀지 않으련? 연약한 우리 그룹 리더가 지금 너 때문에 기가 죽고 있잖니...ㄸㄹㄹ
"내가 텔레비전 보는게 그렇게 싫으면,"
싫으면 내가 나가 죽으라는 건가? 아니면 날 죽여 팰테니 넌 대기타고 있으라는 건가? 시쟐 살려줘여 신동우님...
"나랑 같이 나갈래?"
왓더. 이건 또 무슨 소리.
"기껏 온다는 데가 편의점이냐? 신동우 존나 쪼잔."
하도 진지st하게 말하길래 무슨 대단한 데라도 가려는 줄 알았더니 기껏 온 곳이라곤 숙소 앞 편의점이다. 처량하게 컵라면에 물을 붓는 사이 눈앞으로 지나간 커플만 벌써 두 쌍. 다른 날도 아니고 크리스마스에 이성도 아닌 동성 친구랑 컵라면이나 먹고 있다니 정말 개같기 짝이 없네여...☆★
그 와중에도 신동우는 아무런 미동 없이 젓가락으로 콕콕콕콕 정확하게 네 번을 찍으라던 스파게티를 흡입하고 있다. 저놈은 컵라면을 콕콕콕 찍으면서 본인 멘탈도 찍어냈는지 내 말은 듣는 척도 안한다. 그냥 단순하게 즉석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던 건가. 잠시 멍청하게 먹던 컵라면(ㅅ...신라면찡...! 사...사랑한다능...!)을 내려놓고 신동우가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왜 저 놈은 먹방을 안찍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가. 아프리카티비에서 BJ라도 하면 먹방계의 신으로 불리울 놈인데.
"넌 안 먹어?"
2분만에 다 먹어버리곤 한다는 소리가 넌 안 먹냐고 묻는다. 먹고는 싶은데 님의 강제시강 스킬때문에 못먹겠어여...☆ 쓸데없이 옆에서 실시간 먹방을 찍으셔서...
"왜. 다른 데 가고 싶어?"
"아니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그럼 다른 데 가지 뭐."
갑자기 내 손목을 붙잡더니 편의점 밖으로 나간다. 시쟐 신라면 한 입밖에 못먹었는데...라면아...나중에 다시 보자...☆★
"넌 편의점 다음으로 기껏 생각해 낸 데가 한강 둔치냐?"
"뭐 어때."
주위 사람들로 인해 푹 눌러쓴 모자 밑으로 동우가 씨익 웃어 보인다. 그래 네 나름대로는 마음에 드는 장소로구나 젠장. 근데 대체 왜 12월 25일에 내가 신동우랑 여길 와야 되는거지?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처량함에 고개를 푹 숙이니 옆에 앉아있던 신동우가 내가 쓰고있던 모자를 확 벗겨버린다. 아니 시쟐 이 새끼는 왜 갑자기 남의 멀쩡한 모자를 뺏고 난리.
"야, 왜 뺏어가!"
"모자 때문에,"
모자 때문에 뭐....시쟐...
"니 얼굴이 제대로 안보여."
....왓더? 내가 지금 뭘 들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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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는 上, 中, 下로 나뉠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다음 화가 中편이란 뜻은 ㄴㄴ!
그리고 진짜 커플링인지의 여부도 ㄴㄴ! 앞으로 한참동안은 진지해지거나 무거워질 걱정 없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가볍게 진행됩니다
원래 어제 올릴 예정이었으나 크리스마스 픽이니 주제에 걸맞게 25일에 올리자는게 제 생각...ㅇㅇ...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이틀 간격으로 연재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