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슙국] 반인반수 정국이 키우는 윤기 썰
4. 첫 식사, 세뇌
일단 밥을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부엌으로 온 윤기는 자신이 무슨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떻게 만드는 건지에 대해 하나도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국이를 잠시 식탁에 앉혀놓은 윤기가 핸드폰을 꺼내들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몇 번 포털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윤기가 당근미음 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사이트를 틀었다. 아무래도 토끼니까 당근을 좋아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텅텅 빈 냉장고에 다행히 당근이 있어 꺼내들고, 사이트에 있는 레시피 대로 당근미음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가 형아가 금방 맘마 줄테니까 얌전히 있어?”
“맘마?”
“응, 정국이 당근 좋아해?”
“네..꾸기 다 죠아.”
“정국이 전에 있던 곳에서 맘마 뭐 줬어?”
“저네? 아.. 무서운 아빠가..”
“무서운 아빠?”
“으응..꾸기 맨날 맴매.. 꾸기 멍뭉이 맘마 같이 줘써..”
“멍뭉이 맘...개 사료? 꾹이 여태까지 멍멍이들 밥 같이 먹었어?”
당근미음을 만들기 위해 정국에게 등을 돌려 대화하던 윤기가 정국의 개 사료 이야기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되물으며 가스 불을 끄고 정국을 바라보았다. 물기 묻은 손을 두어번 털고 큰 소리에 놀란듯한 정국을 조심히 안아든 윤기가 정국에게 작게 되물었다.
“아가 지금까지 멍멍이 맘마만 먹었어?”
“네..냥이두, 멍뭉이두, 꾸기두.. 다 멍뭉이 맘마.”
“우리 아가 먹는데 안 힘들었어?”
“멍뭉이 맘마는.. 너무 딱딱이야.”
“딱딱했어? 먹고나서 아프지는 않았고?”
“꾸기 배 아야... 아프면 아빠가 맴매...밤에 아이 무서워 인데..꾸기..어..몰래 우웩...”
“맨날 밤에 토했어? 우웩?”
“네... 꾹이 목이도 쪼끔 아야..”
“그랬구나..형아가 이제 우리 정국이 멍멍이 맘마 말고 맛있는 맘마 줄게, 우리 아가만 먹는 맘마.”
“꾸기만? 꾸기 무서어..먹으면 아야..”
“아니야, 이번에는 아야 안 할거야.”
“아야 하며는 형아 뿔이야? 꾸기 맴매?”
“아니, 형아는 아가 아파도 절대 맴매 안 해. 그리고 이제 맘마 먹어도 안 아플 거야.”
정국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킨 윤기가 다시 정국을 내려놓고 이유식 만들기에 속도를 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당근미음을 완성한 윤기가 정국을 안아들고 거실로 나갔다. 쇼파에 앉아 정국을 무릎위에 앉힌 후 처음보는 음식에 경계를 하는 정국을 달랜 후 한 입씩 먹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정국이 곧 입맛에 맞는지 속도를 내다가, 그리 많이 먹지 않은 것 같은데도 먹지 않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형아, 꾸기 그만.."
"왜 조금만 더 먹자 정국아"
"꾸기 완전 마니 냠냠.. 배가 뽈록이야."
"정국이 요만큼 밖에 안 먹었는데? 데체 거기선 밥을 얼만큼 먹어온거야. 정국이 정도 컸으면 더 많이 먹어야 하는데, 이제 앞으로 조금씩 더 먹기야?"
"네, 꾸기 이제 마니 머거"
"응, 우리 정국이 착하다. 정국이 오늘 뭐할까? 형이랑 하고 싶은거 있어?"
"꾸기..음..모르게써요"
"정국이 오늘 형아랑 마트 갈까?"
"마트? 머야..?"
"음...우리 정국이 장난감도 있고 맘마도 있고 간식도 있는 곳. 갈까요?"
"네! 꾸기 마트"
"그래, 형아랑 마트가자. 형아가 정국이 맛있는거 많이 사줄게."
윤기가 다 먹은 그릇을 대충 치워 놓고 원피스 같은 긴 티만 하나 입은 정국을 안아들었다. 머릿속으로 사야 할 정국이 물건들을 생각하면서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암호닉- 탄탄아 미안, 보고싶었어.}
미안해요ㅠㅠㅠ휴가 다녀오고 며칠 쉬다보니 시가니 이렇게 많이 흐른 줄 몰랐어ㅠㅠㅠ
기다렸다면 독자님들 너무 미안해요, 앞으로 자주 올게 사랑해요.
혹시 앞으로 보고싶은 에피소드들 있으면 댓글로 이야기해 줄래요?
그럼 좋은 에피소드들 많이 나올 것 같은데ㅎㅎ
나중에 5편으로 올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