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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04 | 인스티즈

House of Cards


04. 오빠















[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04 | 인스티즈

“짠!”




불쑥 유리창에 들이민 얼굴이 싱글벙글 웃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나도 함께 웃으면서 문을 열어줬을 텐데, 오늘만큼은 입꼬리가 굳어서 간신히 위로 잡아 끌었다. 종현 오빠가 그 예의 멋쩍은 웃음을 지을 때마다 유리창에 희뿌연 김이 서린다. 추워- 입모양으로 외치는 그를 보고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어휴 추워-



“아직 초겨울인데 짱 춥다.”


“집에나 갈 것이지, 왜 또 온다고 떼를 써?”


“보고 싶어서 그렇지. 바쁜 사람이 와준 다는데, 고마워 해.”


“제발 퇴근하면 집에나 가.”



하핫, 귀여운 웃음을 내뱉으며 그가 들고 있던 봉투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초밥 사왔지롱. 꽁꽁 묶인 봉투를 푸는 그를 도와주려다 손이 맞닿는다. 겨울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온 그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어휴 차가워. 손이나 녹이고 있어.”


“외근의 폐해지.”


“고생하네……”


“응. 빨리 잡아야지.”



뜨끔, 가슴 한 구석이 저릿하다. 



“짠! 세 팩이나 사왔지롱.”


“누가 다 먹는 다고 이렇게 많이 사왔어?”


“너. 너가 많이 먹어.”



나 참, 형형색색 예쁘게 늘어선 초밥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아, 저녁. 우진 씨 배고프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안 먹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아가씨?”


“어? 아니……”


“빨리 먹자. 배고파.”



싱글벙글, 시원스레 올라간 오빠의 입술을 보며 나는 더 착잡해져만 간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이게 대체.



“입맛이 없어?”


“아니……”


“근데 왜 이렇게 못 먹지?”



으-응? 우리 초밥 귀신이. 아이 달래듯 내 앞으로 초밥 접시를 미는 손이 하얗다. 오빠 많이 먹어, 일 많은 사람이 많이 먹어야지. 입 안에 음식을 가득 문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피곤해 보여.”


“그래?”


“응.”


“누구 덕에, 참.”



그 ‘누구’가 창고에서 제발 이 대화를 듣지 못하길 바랬다.



“빨리 쉬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번엔 왜 이렇게 난리인 거야? 없었던 일도 아닌데.”


“좀 있으면 전쟁이잖아.”



전쟁, 그 말에 분위기는 삽시간에 가라앉는다. 멈칫한 오빠의 젓가락이 잠시 허공을 가른다. 미안. 그가 조용히 사과한다. 아니야, 내가 대답한다.



“……빨리 잡혔으면 좋겠네.”


“그래야지. 우리 이름이 불편하지 않게.”


“못 잡으면 맨날 오빠만 깨지잖아.”


“그렇지. 맨날 나만 깨지지.”


“……”


“그 쥐새끼 덕분에 킹이 아주 펄펄 날뛰어서-“



그렇게 말하고 종현 오빠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는다. 아니, 굳은 얼굴을 한 건 내 쪽인가? 입을 다문 종현이 고개를 푹 떨군다. 아우, 나 왜 이러지, 오늘? 한숨 섞인 목소리가 사과한다. 미안해. 아냐, 내가 또 대답한다.


[워너원/박우진] House of Cards - 행운의 기사 04 | 인스티즈

“미안. 오빠가 오늘 정말 피곤한가 봐.”


“응.”



그리고 정적이 찾아온다. 앞에 붉은 빛깔을 열심히 뽐내던 연어 초밥 하나를 입에 넣었다. 신기하지, 하나도 맛이 없는 게. 아니, 맛없는 게 아니라, 정말 맛이 안 나는 게. 아무리 씹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생선살이, 밥알이, 속에 얹힐 것만 같았다. 억지로 삼킨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먹은 양의 배는 되는 물을 들이켰다. 좋지 않았다. 내 뱃속도, 내 머릿속도.



“이름아.”


“응.”



종현이 슬그머니 내 이름을 불렀다.



“다음 달이…… 전쟁이잖아.”


“응.”


“……전쟁 동안은, 수트 측에서……”


“오빠.”


“수트 보호 아래 사는 게 어때?”



오빠, 내가 다시 한 번 더 불렀다. 전쟁 동안만, 이름아. 종현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위험하잖아. 응?”


“……오빠.”


“너가 걱정하는 일 없을 거야. 응? 그냥, 여기 떠나서 안전한 데서 잠깐 있다가-“


“오빠!”



결국 소리를 질렀다. 가게가 적막에 싸였다. 머리 아파, 속 아파. 빙글빙글, 어질어질 토 할 거 같아.



“안 가.”


“이름아, 그냥 잠깐, 어디 휴가 간다고 생각하고……”


“안 해. 아무 것도.”


“……”


“안 할 거라고.”



종현 오빠의 눈썹이 살짝 꿈틀댄다. 앙 다문 입술이 뭔가를 더 말하고 싶어 한다. 후, 밑으로 내쉬는 한숨이 짙다. 내 머리는 끊임없이 아프다. 



“내가 걱정하는 일 없을 거라고?”


“……”


“내가 걱정하는 일이 뭔데?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마주보는 그의 눈이 까맣다. 그 큰 송아지 눈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다. 그래, 그런 것 ‘같기만’ 한 거다. 종현 오빠는…… 그런 사람이니까.



“오빠, 나 싫다고 했잖아.”


“……”


“꼬박 십 년을 싫다고 했잖아. 그 놈도 싫고, 수트도 싫고, 어떻게든 엮이는 것도 싫다고! 십 년 봤잖아, 오빠.”


“이름아.”


“전쟁 동안만, 휴가? 어떻게 그렇게 말을-“


“너 죽으면?”



싸늘한 목소리가 반문한다. 이번엔 내 말문이 막힌다. 오빠의 얼굴이 허옇다. 한 번도 죽은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시체가 꼭 저런 색이 아닐까, 싶을 만큼. 머리카락은 까맣고, 눈도 까맣고, 입술만 빨갛다. 다른 사람이 내 앞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너 그러다 죽으면. 너 그냥 칠렐레 팔렐레 돌아다니다 갑자기 총 맞아 죽으면. 그럼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죽는 거지. 가슴 속 오기가 그렇게 대답했다.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오빠가 너 걱정해서 그런 거잖아, 이름아. 너 진짜 죽을 수도 있단 말이야. 왜 이렇게 오빠 마음 몰라줘. 내가 오빠 마음 왜 알아줘야 해. 아픈 머리가 제멋대로 소리를 괙괙 질러댄다. 



“차라리 죽을게, 그럼!”



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그의 눈썹이 눈에 띄게 일그러진다. 너 지금 그게 오빠한테 할 소리야? 이번엔 대놓고 화가 난 그가 일어나려는 듯 의자를 뒤로 뺀다. 몰라, 나도 내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머리가 아프단 말이야. 깨질 것같이, 토하고 싶을 정도로 아프단 말이야.



“죽기보다 싫다고, 수트로 들어가는 거.”


“……”


“오빠 알잖아.”


“……”


“모를 수가 없잖아……”



나 십 년 봤잖아. 꼬박 십 년을, 거의 매일매일. 오빠 알잖아, 나. 아직도 거의 삼 일에 한 번 꼴로 ‘그’ 악몽을 꾸는 거. 새벽에 갑자기 오빠한테 전화해서 엉엉 우는 거. 난 이제 스물둘이나 됐는데 아직도 누가 내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는 거. 더 이상 오빠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없다는 거. 난 그냥 평생 이렇게, 귀신처럼 살아야 된다는 거.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거.

제일 잘 알잖아, 오빠.



“……오늘 오지 말지 그랬어.”


“……”


“이런 얘기 하지 말지 그랬어.”



울기 최적화된 기분인데 울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바라봤다. 예의 어릴 적 엄마에게 혼날 때 그랬듯이, 바닥의 무늬나 찬찬히 뜯어보고. 내 손가락 끝을 쳐다보고. 앞에서 소리 없이 그가 일어서는 게 시야 끝으로나마 보였다. 굳이 반응해주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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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날이 아니었나 봐.”


“……”


“미안, 이름아. 오빠 갈게.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집에 잘 들어가고.”


“……”


“오늘도, 집에 들어가면 연락하고.”



오늘’도’에 힘을 주어 말했다. 오늘은 화나서 연락을 안 할까 봐 걱정인 거다. 착한 사람이다. 김종현은 늘 그랬다. 절대로, 절대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나쁜 사람은

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이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다. 정말 갔다. 김종현이 그대로 가버렸고, 테이블 위에는 아직 반도 비우지 못한 초밥이 널려있었다. ‘너, 너가 많이 먹어.’ 나 다 못 먹는다고 했잖아. 상대방이 없어진 후에야 불평불만을 한다.



“미안.”



오빠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그렇지? 오빠는 착한데. 내가 나쁜 애지. 미안. 내가 말이 심했어. 피곤한 오빠한테 더 심한 말을 했어. 오빠 미안해. 결국 사람 대 사람으로는 못할 얘기를 내뱉는다.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오빠’도 좋은 사람일 테지. 우리 엄마도, 아빠도, 다 좋은 사람들이었어.

나쁜 건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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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어요?”



아님 너인가?















“……왜 밖에 나왔어요?”


“조용하길래.”


“그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인기척이 없길래.”


“……”


“그쪽도 없나…… 싶어서.”



빨간 머리가 눈 앞에 살랑거린다. 멀뚱멀뚱 그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도, 나도. 그러나 금세 그가 얼굴을 돌린다. 또다시 붉게 달아오른 귀가 보인다. 아, 너무 빤히 쳐다봤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고개가 돌아가지는 않았다.



“배고프죠.”


“……”


“초밥 먹을래요?”



먹다 남은 거긴 한데. 그가 가만히 테이블 위를 보더니 또 천천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종현 오빠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는다. 배고팠구나. 봉투에서 새 나무젓가락을 꺼내 건네주었다. 꾸벅, 고개가 작게 인사를 한다. 



“앞으로는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해요.”


“……”


“그쪽이 너무 조용해서 내가 자꾸 있다는 걸 까먹으니까.”



남자고 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반으로 쪼갠 나무젓가락을 들던 그가 갑자기 또 멈칫한다. ……그쪽은 안 먹어요?



“전 먹었어요.”


“……그럼 다 먹어도 돼요?”


“네? 네, 많이 드세요.”



네. 작게 대답한 그가 그제서야 앞에 있던 새우 초밥을 집어 입에 넣는다. 우와, 꼬리까지 먹는 구나, 난 그거 떼고 먹는데. 머릿속이 단순해진 느낌이 들었다. 우물우물 씹는 그의 입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잘 먹는다. 초밥 좋아해서, 다행이네. 순식간에 앞에 있던 접시가 거의 다 비었다. 진짜 배고팠구나…… 말을 하지.



“우진 씨.”



열심히 밥을 먹던 남자가 화들짝 놀라 부르르 떤다. 아이고, 안 잡아 먹는다. 슬그머니 치켜 뜬 눈이 날 바라본다. 입은 계속 열심히 움직이고.



“저한테는 말 좀 트셨으면 좋겠어요.”


“……”


“그냥……필요한 거 얘기하시고, 이것저것.”


“……”


“솔직하게.”



남자가 다시 눈을 내리깐다. 씹는 동작도 멈췄다. 잠시 그대로 침묵만 남았다. 꿀꺽, 남자의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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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잘 해줘요?”


“또 그 소리에요?”


“……”


“그럼 제가 왜 그쪽한테 못되게 굴어요?”


“……이상하잖아.”


“그쪽이 뭐 죄 졌어요?”


“……”

“편하게 있어요, 편하게.”


“……”


“그리고 존댓말 쓰고. 나랑 말 놓기 싫으면.”



아, 남자가 알았다는 표정을 한다. 어린 아이와 대화를 해도 이런 식은 아니었을 거다. 애들은 스스로 말할 수 있기라도 하잖아. 이 사람은 거의 나서서 나한테 말을 거는 경우가 없으니까.



“저기……”


“네?”


“……뭐라고, 불러요?”


“뭘요?”


“그쪽을……”



남자의 얼굴이 화르륵 불타오른다. 나. 나를? 날 뭐라고 부르냐고?



“그냥 이름으로 불러요.”


“……”


“……이름 씨, 하면 되죠.”



아. 남자는 마치 끔찍한 사실을 확인사살 당한 사람처럼 넋이 나간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뭐가 잘못됐나? 뭔가 말하고 싶은 듯 남자의 입술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아, 아…… 이내 남자가 눈을 질끈 감는다.



“이, 이름 씨.”


“……네.”


“……”


“……뭐 도와줄까요?”


“아, 아니요……”



남자가 고개를 젓는다, 여전히 눈은 질끈 감은 채.



“제가, 남의 이름을 잘 못 불러서……”


“……”


“연습……”



문장은 끝맺음이 없었다. 아…… 뭐라고 말해야 하지? 마치 새끼 고양이가 걸음마를 떼는 모습 같았다. 그, 그래요. 결국 어색하게 대답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뭐라고 말하겠어, 연습한다잖아. 입꼬리가 씰룩씰룩 올라가려는 걸 꾹 참았다.



“이왕 하는 김에 좀 길게 말하는 법도 연습해주지 그래요.”


“……”


“단답형으로 대답하면 대화가 안되잖아요.”



아…… 또 무미건조한 대답이 돌아왔다. 단답을 고치는 게 힘들면, 차라리 질문을 해요. 저한테 뭐 궁금한 거 없어요? 남자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입술을 연다. 제가,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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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를 써서……”



동문서답이다. 남자가 흘깃 내 눈을 쳐다보더니 황급히 다시 내리깐다. 



“사투리를 쓰면, 무시할 까봐……”


“네?”


“아니, 그쪽이, 아니. 이름 씨……가 그런다는 게 아니라……”


“……”


“그냥……”


“……요즘 세상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구나.”


“……


“나쁜 사람들이네요.”



네. 남자는 작게 대답했다. 그래요. 나도 응답했다. 그리고 침묵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어느새 텅 빈 플라스틱 용기들과 봉투가 굴러다녔다. 시계 분침은 벌써 9시를 조금 넘겼다. 아, 오늘은 집에 들어가봐야 하는데……















“우진 씨.”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자신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우진은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자기 귀로 자기 이름을 들어본 적도 별로 없거니와, 특히 낯선 여자의 목소리로 듣기란…… 적응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아니, 적응할 수는 있으려나? ‘우진’. 자신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발끝이 간지럽고 어깨가 움찔거렸다.



“어…… 어제는 카페에서 주무셨는데, 아니 주무신 건 아니고, 기절해 계셨지만……”


“……”


“많이 불편하시면, 혹시 저희 집에 가는 건……”


“……”


“……역시 좀 그렇죠?”



네. 너무, 너무…… 그래요. 우진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나도 좀 그렇다.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까지만……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세요. 내일부터는 다른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여자의 말에 우진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아, 날 두고 가겠구나.



“난방은 켜놓을 테니까, 별로 춥지는 않을 거에요. 안쪽 구석이 제일 따뜻하니까, 거기 소파에서 주무시면……”


“……”


“될 것……같은데……”



우진은 자기가 여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지 오래였다. 여자가 하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은 보너스. 이윽고 여자가 또다시 우진의 이름을 불렀다. 우진 씨? 그리고 우진은 또 놀랐다. 파르르 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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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 아뇨.”


“……너무 쳐다 보시길래, 뭐라도 묻은 줄 알았죠.”



아. 우진의 귀가 곧 머리카락처럼 불타올랐다. 쳐다본 걸 이제야 자각한 우진이 민망한 얼굴을 푹 떨궜다. 그 덕분에 열심히 웃음을 참는 여자의 조금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숨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럼…… 저 이제 갈게요.”


“네……”


“춥지 않게 잘 계시고, 되도록 편하게 주무시고……”


“네.”


“혹시 밤 동안 수상한 사람 오면 문 열어주지 말고, 숨으시고……”



꼭 어린 아이를 두고 집을 비울 때 하는 말 같았다. 이를 먼저 안 여자가 천천히 입을 다물었지만, 우진은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대답할 뿐이었다. 잘 자요. 혼자 두고 가는 우진이 못미더운지 자꾸만 돌아보는 여자와, 나름대로 그런 여자를 안심시키겠다고 소파에 등을 돌려 누운 우진은 질끈 눈을 감았다.

이내 감은 눈 너머로 새어 들어오던 노란 빛이 없어지고, 가만히 느껴지던 인기척도 사라졌다. 여자가 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와 함께 우진이 눈을 떴다. 불이 꺼진 카페는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넓은 내부에 비해 몇 없는 테이블 세트와, 책장을 가득 매운 책들과, 시계 초침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 멍한 우진의 눈이 나무천장의 무늬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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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기엔 그 여자가 있는 게 좋겠다.

눈을 감은 우진의 귀에 그녀의 목소리가 맴돈다. ‘그쪽이 뭐 죄 졌어요?’ 담백한 그 목소리가 그의 심장 한 가운데를 찌른다. 죄, 죄? 나는 태생이 죄인이다. 가슴 속이 요동친다. 불편한 고동 소리에 우진이 몸을 뒤척여 돌아눕는다. 내 왼쪽 가슴에 있는 세 개의 잎사귀와 하나의 글자. 그것이 나의 주홍글씨. 살아있는 것이 죄가 되는 인간.

죄 졌어요, 나는.
당신의 상냥함에 맛을 들인 죄인.














*

안녕하세요......
너무나 오랜만에...... 돌아와버린......부기옹앤옹입니다.

제가 그동안 아파서 글을 못썼어요ㅠㅠㅠㅠ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저혈압이 좀 있는데 얼마 전에 헬스를 시작했거든요.
근데 운동을 너무 빡쎄게 했는지 어지럽고 토할거같은 거에요ㅎㅎ...
그래서 집에 와서 막 씻고 누워서 쉬었거든요?

근데 눈 뜨니까 병원ㅎㅎㅎㅎㅎㅎ

엄마가 집에 와서 보니까 제가 눈을 반쯤 뜨고 기절했었대요ㅎ
여러분 여름에 힘든 운동은 삼갑시다!!

여튼 아파서 한동안 오래 못 앉아있었는데ㅠㅠ
이제는 멀쩡합니다! 휴ㅅ휴
당분간은 열심히 업뎃 할게요!♡

아 그리고 암호닉에 관해서!
암호닉 신청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암호닉은 다음편인 5화 업데이트 후 바로 올라오는 공지글에서 받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글에서는 신청해주셔도 소용 없으니 암호닉 신청하실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럼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녀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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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흑흑 암호닉을 이제 곧 받으신다니 너무기뻐요 흑흑 그나저나 우진이 저마이 귀여운거 실화데쓰...? 종현이는 여주랑 싸해진것같구ㅠㅠ 우진이귀여움에 인생배팅... 우지니가다해...귀여운거 멋진거다해...
6년 전
독자2
아으우진이보면볼수록너무귀엽고우진이가전쟁할땐어떤모습보여줄지도보고싶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54.218
기다렸습니당ㅠㅠㅠㅠ여주가 왜그런지도 궁금하고 우지니도 넘 좋아용
6년 전
독자3
진짜 ㅠㅠㅠㅜㅠㅠ너무 사랑해요 작가님 아니 여주는 도대체 무슨일이 있던거죠 ㅠㅠㅠㅜ 무슨일이길래 트라우마가 저렇게 남아있는건지 ㅠㅠ 안쓰러워요 ㅠㅠ 종현이도 상처받았겠어요 ㅠㅠㅜ자기는 걱정해서 한 말이엿을텐데... 근데 우진이 뭔데 귀여워ㅠㅜㅜㅜㅠ엉엉ㅇ ㅠㅠㅜㅠㅠ작가님 사랑해요ㅠㅠ
6년 전
독자4
와 대박 ㅜㅠㅠㅜㅜ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ㅜㅜㅜ
6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아너무 재밌어요.....❤️사랑해요
6년 전
독자6
흐엑 작가님 몸조심하세요ㅜㅜ병원행이시라니ㅜㅜ
으아 여주한테무슨일이있었던건지궁금해져요..

6년 전
비회원104.156
과연 인트로에 나온 남자와 여자가 우진이랑 여주일지 종현이랑 여주일지...진짜 다음내

용 너무 궁금해요 8ㅅ8

6년 전
독자7
작가님 ㅠㅜㅜㅜㅜㅜㅜ 기다렸습니다 ㅠㅜ
이번에도 금 같은 작가님의 글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쟈해요! 우진이는 여전히 귀여운 아가 고양이 같고... 종현이한테는 죄책감이 들지만 너무 착한 사람..
그나저나 건강 잘 챙기세요 작가님이 아프시면 제가 마음이 아픕니다 엉엉 사랑해요 하트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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