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엑소 온앤오프 성찬
빈진호 전체글ll조회 1078l








음악전공생 타쿠야x미술전공생 장위안





"타쿠야!"

"아ㅡ 왔어요?"

"오늘은 꽤 이르게 있네."

"그런가? 평소처럼 왔는데. 형, 도구는 챙겨 왔어요?"

"아아, 여기."




위안이 화구통을 들어보이며 웃었어. 타쿠야도 덩달아 위안을 보고 미소를 지어주었지. 그러더니 곧 위안은 연습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어. 어디 가요? 하는 타쿠야의

질문에 한 번 뒤돌아 가볍게 웃어주고는 미술실에, 하고 털레털레 걸어가. 타쿠야가 뒤에서 살금살금 따라오는 지도 모르고 미술실 앞에 도착했어.

한 팔에는 알루미늄 이젤, 한 팔에는 화구박스를 들자, 뒤에 서있던 타쿠야가 이젤과 화구박스를 쏙 뺏더니 본인이 들고는 연습실로 걸어갔어.

타쿠야의 빠른 발걸음을 따라잡으려고 위안이 뛰다 시피 걸어오면, 타쿠야는 괜히 웃겨서 본인도 발걸음을 더 빨리해.




"안 옮겨다 줘도 됐는데."

"형 곧 넘어질 것 같았거든요."




위안이 연습실의 문을 열어주자, 타쿠야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어. 위안은 왠지 모를 간질거림에 타쿠야 몰래 미소를 짓고는 안으로 따라 들어가.

그와 안지 한 달 쯤 지났을까, 이제부터 위안은 연습실에서 타쿠야의 연주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려고 해. 타쿠야가 연주하는 곡들은 어째선지 마음을 안정시켜줬거든.

타쿠야가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바이올린을 꺼내어 작은 단상 위로 올라갔어. 위안이 타쿠야를 처음 봤을 때도 타쿠야는 거기 서서 연주를 했어.

아마도 타쿠야는 스테이지의 감을 익히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아. 위안은 이젤 앞에 앉아 캔버스를 꺼냈어.




"시작할게요."




타쿠야가 한 마디를 꺼내며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어. 위안은 미소를 지으며 타쿠야에게 박수를 쳐주었어. 우아한 손놀림으로 연주를 시작했지.

오늘도 역시 G선상의 아리아, 그의 콩쿠르 곡이었어. 평화로운 음색이 연습실을 감쌌고, 위안은 아크릴 물감을 꺼내어 팔레트에 짜기 시작했어.

곡이 완전히 끝날 때마다 위안은 박수를 쳐주었고, 타쿠야는 인사를 했어. 어느 새 위안의 캔버스에는 꽃과 같은 밝은 색들이 들어 차있었고, 시간은 벌써 저녁시간이 됐지.




"아, 저녁시간이야."

"먹고 와요, 형."

"너는?"




너는? 이라고 물으니 타쿠야는 괜찮다고 말했어. 위안은 어쩐지 타쿠야를 두고 혼자 먹고 오기가 미안해서 샌드위치를 사오겠다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어.

사양하는 타쿠야를 뒤로 한 채, 터덜터덜 매점으로 걸어갔지. 저녁시간은 꽤 한산했어. 이제 겨울이 오고 있구나, 꽤 쌀쌀한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며 위안은 생각했어.

샌드위치를 사서 돌아왔을 때, 타쿠야는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이젤 앞에 멀거니 서서 위안이 그림이 담긴 캔버스를 보고 있었어.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위안은 그 침묵을 깰 수 없어 제가 들어온 걸 알아차릴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어. 마침내 타쿠야가 위안을 알아채곤 말했어.




"형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나도 네 연주를 들으면 그래, 위안은 하고 싶었던 말을 삼키며 그의 칭찬에 싱긋, 웃어주었어. 타쿠야 역시 마주 웃어주었지. 위안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건넸어.

샌드위치 포장을 벗기며 위안도 타쿠야가 보던 본인이 그렸던 그림에 눈길을 주었어. 그와 함께 보니까 평범한 제 그림도 특별해진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어.

깨고 싶지 않았던 침묵이었지만, 마침 위안은 그때 하고 싶었던 말이 생각났어. 첫날, 헤어지던 그때, 타쿠야에게 하고 싶던 말이.




"타쿠야, 넌 어디 살아?"

"학교에서요."

"기숙사에서ㅡ?"

"아뇨."




타쿠야는 한동안이나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내 여기서요, 라고 말했어. 낡고 추운데다가 먼지가 켜켜이 쌓여 지저분하기까지 한 연습실에서 그간 자고 났던 거야.

위안은 뭐라고 해주어야 할 지 몰라서 묵묵히 입만 다물고 있었어. 타쿠야는 위안이 조금 미안해하는 게 느껴졌는지 곧 웃으면서 말해.




"괜찮아요, 뭘 그런 거 가지고 미안해해요. 여기, 제 이 연습실은 아무도 안 쓰거든요."

"넌... 왜 여기서 지내는 거야?"

"기숙사에서 지낼 돈을 못 내서요. 하하, 괜찮아요! 여긴... 꽤 아늑하고, 응."




응, 제 2 연습실. 사실 미술실 근처에 있는 이 연습실은 몇 년 전에 미술실로 쓰이다가 미술실을 별관으로 옮기면서 창고 겸 연습실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던 거야.

한 쪽에는 싱크대, 한 쪽에는 전면거울, 또 한 쪽에는 장구나 리코더들이 즐비한 선반들. 이곳은 그렇게 바뀌면서 몇 번이고 버려진 듯했어. 이런 곳에서 타쿠야는

얼마나 지냈던 걸까. 싱크대에선 물이 빠지는 소리, 작은 단상에 올라가 연주를 하는 제 모습이 비치는 전면거울, 이가 빠져 군데군데 부서져 있는 선반.

위안은 타쿠야의 말을 듣고는 죄인이라도 된 듯이 고개를 푹 수그렸어. 타쿠야는 괜히 말했나, 하며 스스로 뻘쭘해했어. 위안은 타쿠야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했어.

타쿠야가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재차 말하려고 하자, 위안이 고개를 퍼득 들더니 연습실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사과했어.




"정말 미안해, 타쿠야!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아, 아니에요, 형. 너무 그러지 마요."

"...언제부터야?"




위안이 묻자, 타쿠야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글쎄요, 저도 기억이 잘 안 나요. 먼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짓자, 위안 역시 고개를 갸웃했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여덟 시 반이 되었어. 위안은 샌드위치 포장을 검은 비닐 봉지에 넣었어. 타쿠야의 것도 치워주려고 하자, 아직 남아있는

타쿠야의 샌드위치가 눈에 밟혔어. 타쿠야는 곧 포장지를 건네어주었어. 그러면서 석연찮다는 웃음을 지으며 작게 고마워요, 라고 말했어.

포장지를 받아 비닐 봉지에 싸 봉지 끄트머리를 묶으며 위안은 타쿠야에게 괜시리 묻고 싶었던 것을 슬쩍 물어보았어.




"콩쿠르는, 언제야?"

"졸업식 몇 주 전에 있어요. 삼학년들까지 전부 모아놓고 한다더라고요."




그렇구나, 작게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그때 즈음이면 수시가 끝날 때 쯤이었고, 또 수시가 끝난 입시생들은 졸업 작품을 출품할 때였지.

아마, 콩쿠르랑 비슷한 시기에 미술전이 있을 거라고 위안은 마음 속으로 날짜를 세어보았어. 콩쿠르랑 겹치지 않겠지? 하고 생각하며.

꼭 가서 듣고 보고 싶었거든. 커다란 스테이지 한 가운데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타쿠야를, 연주가 끝나면 모두에게 기립박수를 받는 타쿠야를,

예쁜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게 손을 흔들어 줄 타쿠야를, 지금까지 들었던 G선상의 아리아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의 곡을 연주할 타쿠야를...

위안은 본인의 콩쿠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설레여. 웃음을 짓자, 타쿠야가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왔어.




"아, 별 일 아니야."

"으응... 아, 형 좀 있으면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응ㅡ?"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시간이 벌써 아홉 시 사십 분이 조금 넘었어. 이럴 리가 없는데,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여덟 시 반이 막 넘는 시간이었잖아!

위안은 벌떡 일어나 미술 도구들과 이젤을 정리하며 분주하기 시작했어. 물통은 꼭 비워야 했어. 안 그러면 다음 날 퀴퀴한 침전물들이 쌓였거든.

위안은 연습실 한 구석에 자리한 싱크대에 물을 버렸어. 시원하게 물이 내려가는 소리를 들으며 청소만 한다면 지금 미술실보다 훨씬 좋겠는데? 하곤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밤이 되면 쌀쌀해서, 위안은 챙겨 온 후드 재킷을 베스트 위에 걸쳐 입고는 가방을 챙겼어. 꽤나 묵직한 가방에 한 번 뒤로 휘청였어.

후, 위안이 심호흡을 하고는 타쿠야를 바라보았어. 타쿠야는 평소와 같이 우아한 손놀림으로 부드러운 헝겊을 쥐고 섬세하게 바이올린을

손질하고 케이스 안에 곱게 그걸 넣고는 활을 꺼냈어. 멍하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위안은 손, 되게 예쁘다.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제 손을 내려다 보았어.

바이올린 활까지 손질을 마친 타쿠야는 손에 든 것마저 케이스에 집어넣곤 닫았어. 그리고 별안간 위안에게 어깨동무를 하더니 연습실 문 쪽으로 끌고가는 거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줄게요."

"됐어어, 안 그래도 돼."

"내가 심심해서 그래요. 응?"




졌다, 졌어... 위안은 고개를 저으며 양 손을 들고 항복하는 시늉을 했어. 타쿠야가 신이 난 듯이 웃으며 걸었어. 발걸음이 느린 위안을 위해서

일부러 발걸음을 늦춰준 것 같아. 멀지 않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고등학생들의 대화는 굉장히 시시콜콜했어. 하다 못해, 유치하기까지 했지.

둘은 금세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고, 위안은 그 앞에서 타쿠야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어.




"데려다 줘서 고마워. 난 여기서 칠백 번 버스를 타고 가면 돼."

"잘 가요, 형. 내일 봐요."




아 참, 뒤를 돌아 학교로 돌아가려던 타쿠야가 위안을 불러세웠어. 응ㅡ? 위안이 고개를 들어 저보다 한 뼘도 넘게 키가 큰 타쿠야의 얼굴을 쳐다보았어.

소맷부리를 만지작거리던 타쿠야가 말 없이 미소를 짓더니 곧 입을 열었어.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우오오오 여기서 끝내는거 어딧엉ㅜㅜㅠ 궁금해 돌아가실듯ㅜㅡㅠ
9년 전
독자2
ㅠㅠ아 달달해 간질간질해 아으 위안아 데리고살렴..!!!
9년 전
독자3
뭐라그랬는데요ㅠㅠㅠㅠㅠㅠ위안아 빨리 탁구 데리고가라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비정상회담 타쿠안or장탘으로 장위안 결혼하는 썰 어때 (장위안ver)10 10.10 01:10
비정상회담 타쿠안or장탘으로 장위안 결혼하는 썰 어때 (생각보다 김)11 10.10 00:43
비정상회담 섬섬옥수에 꽂혀서 장탘으로 썼는데(매우짧음주의)5 10.01 23:54
비정상회담 장탘으로 시작하고 엘탘으로 끝나는 썰15 09.19 00:42
비정상회담 장탘으로 타쿠야가 스트레스를 입으로 풀때 12 가락가락 10.09 00:30
비정상회담 줄로로 입치다가 대박 망해서 애걸복걸하는 줄랸11 10.06 10:14
비정상회담 타쿠안으로 입치다가 죽어라 맞는 타쿠야22 가락가락 10.06 02:24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안] 大好きだよ3 빈진호 10.15 02:03
비정상회담 [호다총수] 비정상학원 53 우이호다 10.14 21:38
비정상회담 [호다총수] 비정상학원 42 우이호다 10.14 21:37
비정상회담 [호다총수] 비정상학원 33 우이호다 10.14 21:36
비정상회담 [호다총수] 비정상학원 24 우이호다 10.14 21:34
비정상회담 [호다총수] 비정상학원 18 우이호다 10.14 21:32
비정상회담 호다로빈줄랸 기숙학교썰 5 10 ㅣㅏ 10.14 20:47
비정상회담 [다니엘린데만] 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 06,0718 Jacobus 10.14 20:15
비정상회담 [다니엘린데만] 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 04,0512 Jacobus 10.14 20:14
비정상회담 [다니엘린데만] 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 02,0312 Jacobus 10.14 20:12
비정상회담 [다니엘린데만] 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014 Jacobus 10.14 19:35
비정상회담 해리포터인데 G12 기숙사 배정 썰37 09.27 12:33
비정상회담 제임스x로빈 기숙사2 (부제: 11x11 and 15x15)12 가락가락 09.16 00:17
비정상회담 독다x로빈 기숙사 (부제: 30x25)12 가락가락 09.09 01:31
비정상회담 에니엘 기숙사 (부제: 34x17)19 가락가락 09.08 00:38
비정상회담 줄로 기숙사 (부제: 17x11)35 가락가락 09.06 22:50
비정상회담 제임스x로빈 기숙사 (부제: 11x11)8 가락가락 09.05 22:5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안] 음악전공생 타쿠야x미술전공생 장위안 033 빈진호 10.14 02:18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안] 음악전공생 타쿠야x미술전공생 장위안 025 빈진호 10.14 02:16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타쿠안] 음악전공생 타쿠야x미술전공생 장위안 015 빈진호 10.14 02:15
전체 인기글 l 안내
5/12 9:00 ~ 5/12 9:0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