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역시 아침은 시끌벅적b
"주인!!!!!!!!!! 괜찮아?!!!!!!!!!"
....너 때문에 내 고막이 안 괜찮단다 붕어야..
몸은 좀 나아진 것 같다.
준면이의 기도가 이렇게도 효과가 좋은건가..
기지개를 키니 안절부절 하던 종대가 다가왔다.
"주인 갑자기 또 피 쏟는 거 아니지? 또 괜찮은 척이야?"
"아니거든요."
내 손을 붙든 종대가 찡얼거린다.
"어제.. 어제 주인.. 진짜.."
"비켜 붕어. 오늘은 적당히 말로만 할 거니까.
알아서 비켜."
허리에 손을 올린 백현이가 짐짓 엄하게 말했다.
푸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기만 하구만 종대는 무서운지 스리슬쩍 자리를 비켜준다.
종대가 비킨 자리를 차지한 백현이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주인.. 내가 밥 차려줄까? 또 미음인가 뭔가 끓여줄까?"
"...다신 먹고 싶지 않아."
"노노. 주인 먹어야 돼. 피를 쏟은 사람이 뭔 밥을 먹겠다고.
시끄럽고 하라는 대로 끓여먹어."
무서운 벌러지..
벌러지한테 꼼짝 못하는 나란 인간이 짜증나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땡깡이냐? 안 통해."
찬열이를 째려보는데 순간 빈혈이 일어나 곁에 있던 종대의 어깨를 잡았다.
또 울먹거리는 종대. 아휴.. 이 여린 것을..
"왜.. 왜 그래 또.."
"아니. 정말 괜찮아. 울면 종대 놀릴거야. 울보라고."
"안 울어!!!!"
뛰쳐나가는 종대를 보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뱉어냈다.
저렇게 귀여워도 되는 걸까?ㅋㅋㅋㅋㅋ
"저 울보새끼.. 관종아냐? 주인의 사랑을 얻기위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저런 술법에 넘어가면 안돼 주인. 요물이야 저 붕어새끼."
옆에서 진지하게 말하던 백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백현이도 저런 짓 하면 귀여워 해줄 걸? 귀엽잖아."
"안 귀여워!!!!"
종대랑 똑같은 행동을 하며 나가는 백현이를 보며 배를 잡고 웃었다.
아닠ㅋㅋㅋㅋㅋㅋㅋ오늘따라 왜 이렇게 귀여웤ㅋㅋㅋㅋㅋ
웃어서 나는 눈물을 닦으며 거실로 나섰다.
막 잠에 들 참이었는지 이불을 덮던 경수가 나를 보며 일어났다.
"자."
"괜찮아?"
"응."
"나 계속 너 곁에 있었는데. 넌 뒤척임도 없이 잘 자드라."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안 들어가는 주인 잠잘 때!!! 니가 왜 들어가!!!
니가 뭔데!!!!!"
"어디서 개가 짖어."
짜증내며 눕는 경수.
그런 경수 위에 올라타 괴롭히는 백현이.
저런거 볼 필요 없다는 찬열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주인아. 백현이는 진짜 영양가 없는 거 같아."
"동감."
민석이가 식탁 의자에 앉아서 물을 마시며 한 대답에 찬열이가 웃었다.
워낙 남일에 관심이 없는 민석이 조차 인정한 백현이의 영양가 없음.
그 수준이 곤약과 같단다.
그.. 그래도 조금은 영양가 있겠지...아마..?
"주인 빨리 밥부터 먹어."
"밥?? 밥밥?!!"
"...미음."
"응..."
밥이라기에 신났더니 금방 또 미음이라 바꾸다니.
남자가 한입으로 두 말하는거 아니야 벌러지.
맛대가리 없는 미음을 끓이는 중인데 민석이가 갑자기 다가왔다.
"왜?"
"내가 어제 너 아파서 갑자기 생각난건데."
"응."
"넌 왜 아픈 애가 우리 다 거둬들였냐?"
"그러게나 말이다. 그래도 후회는 안 해.
가끔 너희가 말 안들을 때 말고는."
"나 데려왔을 당시에도 넌 아팠잖아.
내가 동물이었을 때도 넌 자주 아팠고.
많이 아프면서 우리는 어떻게 키웠냐?"
"너네는 건강했으니까. 조금의 아픔은 있어도 다들 건강해졌잖아."
민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걸 다 궁금해하네.
"아 민석아."
"어?"
"나도 궁금한거 있는데. 너도 울었어?"
"내가 왜 우냐. 니 금방 괜찮아 질 거 아는데.
넌 종인이 죽기 전까지 안 죽어."
답지 않게 싱긋 웃은 민석이는 곧 정색하고 지 갈길 갔다.
짜식. 잘생겼네.
근데 애들 다 종인이를 기준으로 두네.
97년을 더 살면.. 기네스북감인데..
"주인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응. 준면이도 잘 잤어?"
"네. 괜찮아 보이시네요? 역시 기도할 땐 달님이죠."
.....?
아 뭐 종교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달에게 기도하는 거였어?
ㅎㅎ 귀엽네..ㅎㅎ
"준면이형!"
"왜 종인아?"
"와서 백현이 형 좀 치워줘!!!!"
"어! 금방가!!"
오늘도 역시나 내리사랑을 실천중이군.
근데 준면이가 가도 별로 소용이 없을텐데..
"주인님!!!! 백현이가 막..!!!"
급하게 막힌 준면이 말 덕분에 백현이 하나에게 당하는 아이들을
상상할 수 있었다. 으유.. 너네 언제 백현이 이길래..?
"이제 나 만들 수 있으니까 너가 다녀와 찬열아."
"그러지 뭐. 저거 해결하면 뭐 주나?"
"나의 사랑?"
"완전 별로인데 해결은 하고 올게. 기대한다."
....벌러지 주제에 잘생기고 난리?
왜 설레이고 난리?
그러나 본래 찬열이 모습이 떠오름과 동시에 설렘은 가라앉았다.
노림수
미음을 먹고 있는데 해결하고 온 찬열이가 내 앞에 앉았다.
"다녀왔어. 그래서 주인 사랑이 뭔데?"
"....생각 안 해 봤는데?"
"야!!!!!"
"어 이쁜 세훈이 일어났어?"
"ㅇ...어? 어.. 이.. 일어났다.. 아니 일어났어."
저번에 민석이 만큼 이뻐해달라는 말이 생각나서 그렇게 해줬더니
누가 봐도 당황했어요 하듯 말도 더듬고 얼굴도 붉어진다.
"귀엽네 우리 세훈이? 오늘 뭐 할꺼야?"
"....야 그냥 평상시 대로 해주면 안 돼? 내가 미안해."
"싫은데? 세훈이 이뻐할건데?"
"아.. 하지마.. 부탁이야.. 내가 다 잘못했어. 저 앞에 서 있을게."
"알았어, 알았어. 안 할게."
생각하는 벽을 가리킬 만큼 부끄러웠나 보다.ㅋㅋㅋㅋㅋ
아 맞다. 찬열이에게 내 사랑을 줘야 하는데.. 뭘 줘야 좋을까..
얘는 딱히 간식에 환장하는 애도 아니고..
"내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주인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뭔데?"
"백현이 앞에서 날 예뻐해 봐.
그정도는 사랑 그 이상이거든. 헌신 정도?"
....알면서 그러는 거냐?ㅂㄷㅂㄷ
역시 존나 똑똑한 벌러지...
"주인님 이따가 산책 가실래요?"
"산책? 갑자기 뭔 산책?"
"주인님 너무 집에만 있어서 그래요. 저랑 산책가요."
"그러지 뭐. 둘이?"
"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요."
"알았어."
거실로 가는 준면이와 그런 준면이를 보는 찬열이.
곧 찬열이가 다시 나를 보며 말했다.
"뭔 꿍꿍이인 거야, 저 형은?"
"몰라. 나쁜 건 아니겠지."
"주인 그러다가 큰일나."
"준면이가 뭘 하겠어."
"저 형도 멍청한 척 하지만 남자라니까?"
"멍청한 척은 뭔데."
뭔데 저렇게 맞는 말 같냨ㅋㅋㅋ
그러나 찬열이는 나름 진지해보인다.
"주인이 아직 사람이 된 우리들에 대해 위험성을 잘 모르나본데,
우리 지금 너랑 같은 종이야."
"...어쩌라고 벌러지. 입 닫는게 좋을걸?"
"주인 내가 벌레라고 지금 무시하지?
주인 눕히는 거 한순간이야. 알아?"
"눕혀서 뭐 하시려고요? 어머어머 음란한 벌레."
혀를 내밀고 다 먹어 빈 그릇을 들고 일어났다.
싱크대에 그릇을 넣고 물을 틀어 물을 채우는데
뒤에서 목을 감싸듯 안아오는 찬열이.
찬열이는 곧 귓가로 내려와 낮게 속삭였다.
"우리가 남남이었으면 주인은 이미 끝났어."
"너랑 나는 남남맞거든."
"무슨 뜻으로 말하는 거지? 주인이 말하는 사랑이 이건가?"
"백현아 찬열이가 추근덕 거리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벌러지가 추근덕 거려? 알았어 주인.ㅎㅎ"
이미 다용도 실로 숨은 찬열이와 그 문을 부실듯이 두들기지만
표정만은 평화로운 백현이었다.
"벌레야! 문 여는게 좋을껄? 지금 존나 빡치거든!"
좋아. 완벽하게 해결했어.ㅎㅎ
아까부터 저 벌러지가 왜 저러는 거야.
민석이 말대로.. 아니겠지.
"주인님 다 드셨으면 산책가요!"
"옷 좀 갈아입고. 조금만 기다려."
"네!"
신난 준면이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웬일이야 돼지토끼가 산책을 가자고 하고?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한데..
"오늘 따뜻해!"
거실에서 종인이가 말하는 소리에 두꺼운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
그래? 산뜻하게 산책할 수 있겠다.
그보다 조금 더 얇은 옷을 입고 거실로 나오니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준면이가 있었다.
"가자 준면아!"
"네!"
내 손을 붙들고 신발을 제대로 신지도 않은 채 나서는 준면이.
뭐가 그리 급한지 밖에 나서자 마자 숨을 들이쉬며 웃는다.
많이 답답했었나?
"답답했었어?"
"그것도 있는데 이렇게 둘이 나오면 백현이 눈치 안 봐도 되잖아요."
해맑은 준면이 웃음에 나는 느꼈다.
답답한 이유가 백현이였구나..
"그럼 이렇게 자주 나올까?"
"좋아요! 알기로는 내가 백현이보다 먼저 알았는데
질투만 심하고.. 성격은 뭣같아서.."
앞으로의 산책은 아무래도 백현이 뒷담이 될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숲속을 노닐었다.
백현이 없는 준면이는 고삐풀린 망아지였다.
내 손을 잡질 않나, 깍지를 끼질 않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주인님은 도시 나가면 뭐 가장 하고 싶으세요?"
조잘조잘 물어보는 것도 많았다.
"나는.. 라면먹고 싶다."
"저랑 같이 하고 싶은 것은 없으세요?"
"준면이랑.. 간식탐방?"
"그거 좋네요!"
만족스러운 대답인듯 호탕하게도 웃는다.
원래 이렇게까지 밝은 아이었나..?
"아. 주인님 제가 어제 주인님 잠들고 웬지 잠이 안와서
tv를 봤거든요?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었는데요."
"응."
"나 봐봐요."
손을 놓으며 자신을 보라는 말에 준면이를 보았다.
그저 멍청하게 웃고있는 준면이었다.
어쩌자는 건데.. 순간 머릿속이 번뜩였다.
너가 산책을 오고 싶어한 이유가 이거구나.
"인간은 분위기에 약하데요."
마주 본 상태로 다가온 준면이가 내 등이 나무에 닿자
내 손에 깍지를 꼈다.
"주인도 그래요?"
"지금.. 이게 무슨 분위기인데..?"
"음,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본 다큐멘터리랑 똑같은 상황이거든요."
"그 다큐 속 여자는 뭐라든?"
"남자가 호감이 아니었는데도 호감으로 변하드라.
대충 이런 말이었던 것 같아요."
"준면아."
"네?"
준면이의 다큐 이해를 돕기위해 깍지 낀 준면이 손등에 뽀뽀를 했다.
당황한 듯 나를 보는 눈이 커졌다. 오, 토끼눈.
"여자가 분위기에 약한 것은 맞는데. 너를 6년간 봐오면서
약 5년동안 넌 토끼였어. 니 입에도, 등에도 맨날 하던게 뽀뽀고.
고작 1년 동안 사람이었으면서 뭔 분위기를 타길 바라."
"근데 왜 주인님은 내 입에 뽀뽀 안하는데요?"
"지금 넌 사람이잖아. 괜히 이상한 기분 들 거 같아서."
"나 토끼에요."
"입을 닥치시지? 토끼 주제에 어딜 주인을 넘봐."
"...그대.. 너무합니다. 뽀뽀를 받기 위한 나의 산책을 이렇게 망치다니.."
"해줄게. 뭐가 문제야."
"됐습니다. 싫습니다. 주인님은.. 야박합니다.
그 다큐속 여자는 바로 뽀뽀했단 말입니다! 입에!!"
"닥쳐 토깽이. 니가 그간 해온 게 있는데 뭔.
집이나 가자."
"...이렇게 삐진 척이라도 하면 못이기는 척 해주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준면이 손을 놓고 먼저 집쪽으로 돌아섰다.
그대 너무 하다며, 그대 야박하다며 뭐라뭐라 하는데
망할 토깽이야 내가 왜 그래야하지?
"주인님은 사탄입니다.. 악마중에 상 악마에요.."
"준면아 5분만 입 닫으면 해줄게."
"넵."
바로 조용해진 준면이었고 3분만에 집에 도착한 우리였다.
이래서 멍청하면 안 돼. 알았니 준면아?ㅎ
생각해보니 아까 손등에 뽀뽀할 때 놀란거,
입이 아니라 손등에 해서 놀란거냐?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7일 토요일
날씨 : 따뜻함. 맑음
미음.. 미음을 죽여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다신 아프나 봐라.. 후...
이렇게 아파서 미음 먹을 바엔
내가 완쾌를 하고 만다.(굳은 의지)
미음.. |
덕분에 주인공의 의지가 불타오르는 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ㅇㅅㅁ 특집인가..?ㅎㅎ
엑소더스... 미니미 커피 요정들... 엘도라도... 약속....플레이보이... 나였으면... 내가 갔으면... 쥬륵... 오예! 2분사이에 인기글 올랐다!!!! 워후!! 예헷!!!와아아아아아ㅏ아아!!!!
암호닉입당!♥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부농/luci/알콩 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똥잠/쪙만보/완치병/ 잇치/레몬빵떡 |